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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시란 영어로 amblyopia라고 하는데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낱말로서 둔한 시력(amblyos: 둔함, opia:시력) 이라는 의미로 영미권에서는 흔히 게으른 눈(lazy eye)이라고 표현합니다.

임상적으로 두 눈에 교정시력 저하(안경교정 후에도 연령에 따른 정상시력보다 낮은 경우)가 있거나 양안의 교정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 나는 경우로 진단하고 다른 안구 내 질환이 없고 신경학적으로도 정상인 경우에 국한해서 진단합니다. 주로 사시, 부등시, 심한 굴절 이상, 혹은 안검 하수 등에 의하여 시력 발달에 필수적인 적절한 시각적 자극이 어린 시기에 차단되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정상아동의 시력발달과정 

갓 태어난 신생아의 시력은 모든 것이 어렴풋이 보이는 상태입니다. 생후 1개월에 0.03~0.05의 시력을 갖게 되고 3~6개월에 엄마와 눈을 맞추고 따라보며 0.1정도의 시력에 도달합니다. 6개월 정도 되면 성인수준보다 약간 떨어지는 시력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으나 어쨌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상시력인 1.0을 획득하는 시기는 5~6세 경입니다. 또한 생후 3개월 이내가 시자극에 의해 후뇌의 발달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또한 가역적이므로 이 시기에 심한 약시를 유발하는 질환(대표적인 것이 선천백내장, 선천녹내장)을 교정해 주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실명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시력의 정상적인 발달을 위하여 망막에 선명한 상이 맺히는 것이 필수적이고 따라서 망막에 선명한 상을 맺지 못하게 하는 모든 질환은 약시를 유발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눈의 발달은 양쪽 눈이 경쟁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한 쪽 눈에만 문제가 있는 경우에 약시는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됩니다.중요한 것은 아이들은 잘 보이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질환의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만 6세가 넘으면 약시치료 효과가 현저히 감소하고 만 10세가 되면 더 이상의 치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눈 질환이라도 시력발달이상을 늦게 발견한다면 그만큼 치료의 효과는 떨어지고 정상시력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떨어지게 됩니다. 

 

약시의 발생 기전

첫 번째는 비정상적인 두 눈의 상호 작용에 의한 능동적 억제로서 양안의 굴절률이 다르거나 사시가 있는 환아에 있어서 발생합니다. 즉 사시가 있을 경우 두 눈이 보는 방향이 달라서 복시가 생기게 되는데 이로 인한 혼동을 막기 위해서 대뇌 겉질에서 능동적 억제가 일어나 한눈의 시력 발달을 저해하게 됩니다. 양안의 굴절률이 다를 경우 두 눈이 보는 방향은 같지만 초점이 다르게 되어 한 쪽에 맞추면 다른 쪽 눈은 뿌옇게 보이게 됩니다. 그 결과 대뇌 겉질에서 능동적 억제가 일어나 한눈의 시력 발달을 저해하게 됩니다.

사시 약시는 굴절 부등약시 등에 비해 외견상 발견하기 쉬워 치료가 일찍 시작되므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시 약시의 비율이 낮아집니다. 사시의 빈도로는 영아 내사시에서 약시가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간헐성 외사시의 경우에는 거의 약시가 생기지 않습니다. 반면 굴절부등 약시는 다른 약시와는 달리 외견상 이상 소견이 없기 때문에 어린이가 상당히 자란 후 우연히 시력 검사를 하여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시와 굴절 부등은 흔히 동반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안경처방과 함께 약시치료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시각이 미숙한 시기에 한 눈 혹은 두 눈의 시각 차단에 의해 약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두 눈으로부터의 신경 섬유가 시각 피질에 있는 모든 신경 세포에 함께 작용합니다. 하지만 양쪽 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경쟁적으로 작용하여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적으로 어느 세포로 고정됩니다.따라서 신생아 시기에 한쪽 눈에 시각 차단이 계속된다면 정상 눈은 시각 피질에 있는 모든 신경 세포를 흥분시키지만 시각 정보가 차단된 눈으로부터는 어떤 자극도 들어오지 않게 되므로 시각 피질의 세포를 거의 아무것도 흥분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 결과 정상 눈이 시각 피질 세포 전체를 지배하게 되고 가려진 눈은 시각 피질 세포를 흥분시키지 못하게 때문에 눈은 멀쩡한데 시력이 상실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영구적입니다.

 

약시가 생긴 동물의 대뇌겉질에서는 양안시와 관련된 신경세포층과 약시안에서 나온 정보를 받는 신경세포층이 광범위하게 위축되어 있음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두 눈 사이에 시각 피질을 지배하려고 하는 경쟁이 사람에서는 6세까지, 원숭이에서는 생후 6개월까지, 고양이에서는 생후 3개월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눈을 가리면 시력발달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아기 고양이의 경우 한쪽 눈을 단 하루 동안 가려 놓아도 시력이 나빠진다고 합니다. 즉 이 시기에 선천성 백내장/녹내장, 안검하수, 안 외상 등으로 빛을 차단시키는 질환이 있으면 빨리 교정을 해 주어야 시력발달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1. 주시 선호 검사

이 시력 검사는 영유아에게 균일한 자극과 줄무늬 모양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 자극을 주었을 때 줄무늬 모양의 자극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이용한 검사법입니다.

장치는 스크린의 중앙에 두 개의 반투명 원형창이 있어 뒤에서 프로젝터로 줄무늬모양과 균일 화면을 투영하게 됩니다. 줄무늬모양의 폭은 30.0-0.250mm로 다양합니다. 검사가 끝난 후 줄무늬의 폭을 시각으로 환산하여 시력을 측정합니다.

주시 선호 검사에는 크게 포스-초이스(forced-choice)법과 포인팅(pointing) 법이 있습니다. 포스-초이스(forced-choice)법은 영유아에게 흑백의 줄무늬 모양과 회백색의 균일한 화면을 보여주고 두 개의 원형창 중간에 있는 구멍으로 검사자가 들여다 보면서 유아의 태도나 모양을 본 후 판정하게 됩니다. 이 검사는 생후 2-3개월에서 1세 전후의 영유아에게 유용합니다. 그러나 1세 이후 아이의 경우 긴 시간 동안 줄무늬를 응시하지 않으므로 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포인팅(pointing)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줄무늬를 보이고 “있다”, 무늬가 없는 화면을 보여주고 “없다”라고 가르쳐 주고 각각 “있다”, “없다” 라고 표현시켜 화면에 손가락을 가리키게 하는 방법입니다. 

 

2. 시력카드법

원리는 주시선호검사법과 비슷하나 더욱 간편하고 주시선호검사법에 비해 낮은 연령의 아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검사법은 환아로부터 38cm의 거리에서 시력 카드를 보여주고 환아가 보고 있는 눈의 움직임을 찾아내어 시력을 판정하며 줄무늬폭이 가장 좁은 시표로서 시력을 추정합니다.

3. 시유발전위검사시

유발전위검사에 의한 시력검사는 아이의 머리 뒷부분, 즉 시피질이 위치한 부위의 두피에 전극을 대고 눈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의한 뇌파의 반응을 보는 방법입니다. 시자극은 서양장기판 무늬, 줄무늬 혹은 입체 시표 등을 사용합니다. 아이가 무늬를 볼 수 있다면 뇌파가 발생하게 되고 무늬의 크기, 굵기, 혹은 대비가 점점 작아짐에 따라 뇌파의 크기 및 빈도가 줄어들게 되어 아이가 볼 수 없게 되면 뇌파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즉 시유발전위검사는 뇌파의 잠복기, 진폭 등을 이용하여 영유아의 시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치료

대부분의 경우 약시를 일으키는 인자를 생후 2년 이내에 안과 검진에 의해 찾아낸다면 대부분의 약시는 예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조기에 약시 치료를 시작할 경우 그만큼 치료의 결과가 좋고 치료 기간도 짧아집니다. 물론 약시유발 힘이 매우 강력한 단안 선천백내장/녹내장, 심한 안검하수 등은 생후 6개월 이내에 치료받아야 합니다. 약시가 전 인구에서 시각장애의 중요한 원인 질환인 만큼 약시의 원인 인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약시 치료를 시작한다면 개인의 정신적,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어른 수준의 안과 검사가 가능한 연령은 만 3~4세입니다. 그 이전에도 아동의 협조가 잘 되어 안과 검사가 가능할 수 있으므로 늦어도 만 3~4세에 시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그 이전의 연령(말을 못하거나 글, 그림을 모르는 아이들)도 시력검사가 아닌 안과의 다른 검사들을 통해 어느 정도 시력발달의 이상 유무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대개 초등학교 입학할 때 즉 만6세경에 시력검사를 하기 때문에 이때 시력발달이상을 발견한다고 해도 치료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만 4세 이전의 조기시력검사가 강력히 추천되는 이유입니다. 

약시의 치료는 시력을 회복시켜 정상 시력을 갖게 하는 주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이외에 몇 가지 부수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양안시 기능의 회복

양안시 기능이란 두 눈을 사용하여 두 눈에 맺힌 망막의 상을 합성,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입체시가 있는데 입체감 즉 원근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양안시 기능이 필요합니다. 한 눈을 감고 앞에 있는 물체를 빨리 잡으려고 하면 잘 잡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양안시 기능은 매우 어린 나이(생후 6개월)에 형성 되므로 어린나이에 발생한 약시의 경우 약시 인자를 치료하여도 입체시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둘째, 예비 눈의 확보

약시안의 나쁜 눈을 회복시켜 놓으면 정상안이 불의의 사고로 못 쓰게 되었을 경우 치료 된 약시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약시가 동반된 사시의 경우 약시 치료 후 사시가 사위로 전환되거나, 사시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약시가 동반된 사시의 경우 사시 수술 전 약시를 충분히 치료한 다음 수술적 교정을 시행합니다. 여기서 사시란 두 눈을 뜬 상태에서 두 눈의 배열이 흐트러지는 상태를 말하고 사위란 두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정상 모습을 보이다가 한눈을 가렸을 경우 사시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약시의 치료는 쉽게 말해 약시의 원인 인자를 제거함으로서 이루어지는데 크게 굴절 이상의 교정, 사시안의 교정, 가림 치료, 처벌 치료, 약물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본 게시물은 질병관리청의 국가건강정보포털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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